2016년 첫 천만영화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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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포토] 인사말 하는 김수안 |
(서울=포커스뉴스) 연상호 감독에게 인터뷰 당시 물었었다. '부산행' 500만 돌파 인증샷에서 본인만 좀비 변신하지 않은 이유를 말이다. 연상호 감독은 크게 웃음 짓다가 이내 답변을 이어갔다. "뒷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요즘 같이 무대 인사 다니면 계속 장난만 친다. 잠시라도 진지해보자는 이야기를 잠깐씩 한다."
2016년 첫 천만영화가 탄생했다. 사실 ‘부산행’을 보기 전부터 느낌이 달랐던 작품이다. 예고편이 남달랐냐고? 아니다. 현장에 임했던 연상호 감독, 김의성, 마동석, 공유, 정유미, 최우식, 안소희, 김수안의 모습이 달랐다.
지난 6월 21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영화 ‘부산행’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당시 마이크를 신경 쓰지 않고 두 손으로 설명하며 말하는 정유미에게 양옆에 앉아있던 공유와 마동석은 서로 마이크를 챙겨줬다. 아역배우 김수안의 말을 할 땐, 모두가 고개를 기울여 그를 바라봤다.
최우식의 살짝 어리바리한 답변은 공유가 마무리했다. 악역을 맡은 김의성은 연상호 감독과 티격태격하며 케미를 뽐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부산행’의 현장 분위기는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유, 정유미, 그리고 최우식은 “사이가 좋아서 걱정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촬영 기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기에, 결과에 더욱 마음을 졸였던 이들이다. 공유는 “막내인 (김)수안이를 중심으로 윗사랑 내리사랑이 자연스럽게 됐던 것 같다”고 현장을 설명했다.
최우식은 “선배님들 덕분에 편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의성 선배님은 제일 연장자시지만, 저랑 제일 친하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선배님이라고 하지만, 사석에서는 사실 형님이라고 부른다. 편안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정말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공유와 마동석의 브로맨스를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웃긴 적이 굉장히 많았다. 둘이서 ‘컷’ 소리가 나면 뭔가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서로 쳐다보면서 브로맨스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장난 속에서 현장이 더 편안해진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배우들을 ‘부산행’ 속으로 녹아들게 했다. ‘부산행’을 본 관객들이라면, 기억할만한 웃음 포인트들은 많은 부분 배우들의 애드리브(즉흥 연기) 였다. 특히 마동석의 애드리브가 빛났다. 상화(마동석 분)는 ‘부산행’의 대표 주먹으로, 대표 웃음 메이커로, 대표 귀요미로 활약했다.
상화가 성경(정유미 분)의 만삭인 배를 보며 “이거 내가 만든거야”라고 설명하는 말도 애드리브였다. 정유미는 당시를 회상하며 “사전에 얘기가 없었다. 영화 속에서 성경이 상화를 째려보는데, 마동석의 애드리브 덕분에 자연스럽게 리액션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최우식의 실제 키인 “181cm인데요”라는 답도 마동석의 애드리브에서 나왔다. 최우식은 “마동석 선배님께서 ‘쪼그만 게 키가 몇이냐’라고 물어보신 게 애드리브였다. 그걸 받아치려다 보니 실제로 그냥 제 키를 말했다. 저희가 현장에 녹아 있다 보니, 그냥 상황에 맞는 말을 한 건데 그걸 관객들이 정말 좋아해 주시더라. 신기했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부산행’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언론시사회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는 “'부산행'을 만나고, 여기 선배님, 친구들, 감독님 만나서 굉장히 소중하고 귀한 경험을 한 것 같다"며 순간 울컥해 말을 참았다. 그리고 "('부산행'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정유미는 “그때 제가 한 말은 정말 진심이었다. 저에게도 '부산행'이라는 영화는 작품으로서 재미도 많지만, 저라는 배우가 '부산행'에 참여하면서 갖게 된 여러 생각도 많은 작품이다”라며 작품과 함께한 배우와 현장에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정유미의 말은 이루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일 ‘부산행’은 1003만7608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2016년 첫 천만 영화의 탄생이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서울역에서 부산역으로 향하는 KTX에서 벌어지는 감염자와 생존자들의 사투를 담았다. 공유, 김수안, 마동석, 정유미,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등이 열연한다. 메가폰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년), '사이비'(2013년)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잡았다.최우식, 공유, 김수안, 안소희, 정유미(뒷줄 왼쪽부터)와 연상호 감독(앞줄)이 '부산행' 500만 관객수 돌파 소식에 '좀비 변신' 인증샷을 공개했다. <사진출처=NEW 페이스북>(서울=포커스뉴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김수안(오른족)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06.21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최우식(오른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7.12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이 출연진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연상호 감독, 배우 김수안,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2016.06.21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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