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복지재단 통한 자금 우회지원 의혹
야당은 비판일색, 여당은 "민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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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선희 사무총장 |
(서울=포커스뉴스) 청와대의 보수 집회 개최 지시 논란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 '지시'인가 '협의'인가
시사저널은 20일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핵심 인사에게서 "청와대에서 집회를 열어달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듣고 이를 단독으로 보도했다.
어버이연합은 세월호특별법 반대 집회·김무성 규탄 집회·위안부 합의 환영 집회 등 각종 보수 집회에 앞장 서서 나서는 단체다.
22일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추선희 사무총장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허현준 선임행정관이 위안부 합의안 체결 이후 집회를 열어달라고 했다"는 발언한 것을 후속 보도 했다.
추 사무총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사저널 보도가 나가기전 허 행정관이 전화를 걸어와 "시사저널이 기사를 내려고 한다. 총장님이 나서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사저널 규탄 집회를 요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사무총장은 "허 행정관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지만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다"며 허 행정관의 요청이 '지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추 사무총장은 같은날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저희는 누가 지시한다고 지시에 움직이고 하는 이런 단체가 아니다"며 청와대의 집회 지시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시사저널이 '지시'로 얘기를 해달라고 하더라"면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발언은 자의에 의한 발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위안부 합의 환영 집회에 관해서는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고 '협의'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자금 이동 경로, 전경련→벧엘선교회→어버이연합?
JTBC는 19일 한 기독교선교복지재단(벧엘선교회)의 2014년 재단 계좌 입출금 내역을 공개하면서 "전경련이 2014년 9~12월 세 차례 총 1억2000만원을 송금했고 이중 일부는 탈북자단체와 어버이연합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쓰인 흔적이 나타났다"며 "선교복지재단 계좌는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추 사무총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벧엘선교회와 관련된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에서 어버이연합이 예산 지원을 받은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복지재단을 통해 지원을 받았고 그 돈으로 옆방에서 무료 급식을 한다"고 말해 우회 지원은 인정한 셈이 됐다.
◆ 청와대 "사실 아냐" , 허 행정관 해당 언론사 고소
청와대는 21일 어버이연합에게 보수 집회 개최 지시를 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고 부인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이 '허현준 행정관의 업무에 어버이연합 관리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하자 "본인의 업무에 대해 다 파악을 하지 않았지만 기사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시를 내린 이로 지명된 허현준 행정관은 22일 보도를 한 시사저널과 해당 기자를 고소했다. 법원에 시사저널의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 정치권 반응은 엇갈려
야권은 이번 논란에 대해 비판 일색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재계, 보수단체의 삼각 커넥션이 존재하다면 정부의 경제관련 법안이 재계를 옹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TF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역시 21일 서면브리핑에서 "어버이연합이 관제데모를 해온 것" "전경련은 즉각 이실직고 해야 한다"며 어버이연합과 전경련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의당은 2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수사당국은 모든 커넥션의 전모를 밝혀내서 교활하게 진행돼 온 민주주의 파괴 행동을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24일, 3당 대표들을 만나기 위해 여의도의 한 음식점을 찾은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은 "자꾸만 정치쟁점 되는 건…"이라며 말을 흐린 뒤 "물론 그것도 다뤄야될 사안이지만 민생 경제 등을 중점으로 해야 된다"고 화제를 돌렸다.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어버이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경련에서 자금지원을 받은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어버이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 보도된 어버이연합 관련 기사들에 반박했다. 2016.04.22 성동훈 기자 새누리당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결이 보류된 5개 지역구에 대한 추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어버이연합 관계자들이 '옥새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행동을 규탄 하고 있다. 2016.03.25 강진형 기자2016.04.22 박기호 기자 최근 전경련의 차명계좌 자금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사옥 앞에서 시사저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4.21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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