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길청 칼럼 > 채굴(mining)과 돈

심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2-07 16: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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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팩과 오마 샤리프가 열연한 서부영화 마케나의 황금이 생각이 난다. 마케나의 금광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인간의 꿈과 갈등과 욕망 등을 다룬 영화다. 석양의 무법자, 오케목장의 결투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헐리우드 영화에 단골 메뉴가 바로 금광을 찾아서 서부로 가는 골드러쉬의 붐을 다룬 영화들이다.

 

 
실제로 오늘의 미국은 유럽에서 금광을 찾기 위해 찾아온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오늘의 달러가 가장 신뢰받는 기축통화가 된 것도 미국이 그 금을 기반으로 만든 통화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국이 오늘의 호주나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으로 식민지를 넓인 것도 다 금광을 찾아 떠난 채굴항해의 결과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가상화폐라는 비트코인이 또 채굴이란 단어를 들고 나왔다. 수학적으로는 블록체인이란 컴퓨터학문에 기반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비트코인을 얻게 해 준다고 채굴기를 파는 업자들이 등장한 까닭이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의 지역에 컴퓨터를 설치하고 쉬지 않고 채굴을 한다고 여기에 투자하라는 비즈니스가 바로 그것이다. 직접 채굴기를 사서 스스로 돌리는 방식도 있고, 클라우드 펀딩이라 하여 여러 작은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서 공동으로 채굴하여 수익을 나눈다는 방식도 있다, 후자가 주로 사회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채굴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분단이전의 북한지역은 특히 금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떠나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의 무도한 금광개발 폐해도 많았다. 또 주로 강원도 일대와 경북 문경 충북 단양 전남 화순 등에서는 석탄 채굴의 붐이 크게 일었다. 오늘의 기업그룹으로 성장한 삼천리그룹과 대성산업그룹은 바로 석탄채굴에 성공하여 큰 기업이 되었고, 동원탄좌, 경동탄광 등 역시 석탄광산으로 크게 돈을 번 기업은 여전히 오늘에 그 후신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 후 에너지 산업의 변화로 석탄 채굴을 접는 대신 새로운 도시가스사업을 맡아 대도시의 지하를 또 파서 파이프를 묻고 가스를 대주는 역시 채굴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한참 지난 일이지만 오일쇼크 이후 한동안 석유를 찾아서 해외 바다 속을 파헤치며 마두라 유전, 7공구 등의 단어들이 회자하여 정부 돈도 엄청 많이 들어간 유전개발도 채굴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지금은 상장 폐지된 어느 신생상장회사의 아프리카 다이아몬드 채굴관련 정경유착 부패사건도 생각이 난다.


요즘은 데이터마이닝이란 컴퓨터 용어가 바로 통계분석과 모델링을 통해서 답을 추정하고 해법을 찾아내서 패턴과 관계를 발견하는 수학적 채굴이고 요즘 돈벌이의 대세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데이터마이닝은 요즘 데이터베이스마케팅의 대세로서 앞으로 무한한 발전과 변화가 예상이 된다.


그런데 서울의 지하에도 다른 형태의 채굴이 있다. 바로 곳곳의 지하철들이 지선으로 또는 연장선으로 땅을 파고 있다.
경기도를 서울을 통해 위 아래로 연결하는 GTX공사도 연일 지하에서 일어나고 있고 여기저기 연장공사도 한창이다. 이런 지하의 채굴은 반드시 지상의 가치에 변화를 가지고 온다.


둔촌동 보훈병원 옆은 원래 야산으로 등산로 입구였다. 그런데 지금은 9호선 연장의 종점으로 그 지역의 새로운 중심이다. 잠실운동장에서 2호선을 내리면 9호선 연장선이 그 이전에는 지하철이 없던 송파구 일대를 돌아서 둔촌동으로 간다, 종점 근처의 대단지 둔촌주공아파트가 지금 한창 재건축 중이다.


신설동 역에서 1호선을 내리면 우이동 경전철을 탈 수가 있다. 인구는 많으나 교통의 사각지대인 강북의 요지를 돌아가는 중요한 지하 채굴이다. 이 노선은 정릉을 지나고 삼양동을 지나고 화계사과 4.19묘지를 지나고 솔밭을 지나 우이산장으로 간다. 과거에 학창시절 소풍가던 길과 직장시절 등산 가던 길이 떠오르는 정말 공기 좋고 풍광의 명소들이고 분위기도 호젓하고 집값도 서울서는 웬만한 주거지들이다.

 

그런데 그 지역으로 지하를 새로 파고 경전철이 지나고 있고 지상의 가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바로 신설동의 가치도 다시 보이고, 돈암동사거리, 정릉일대, 삼양동사거리, 화계사 입구, 한신대 주변, 덕성여대 주변 등이 새로이 돋보인다. 그리고 종점의 우이동 산장자리에 짓다가 재정난으로 중단된 대형리조트도 이제 다시 공사가 재개되었다. 그동안 부산경남 일대에서 주택사업 도시개발 리조트개발로 성장해 전국기업이 된 삼정기업이란 중견 건설회사가 워라벨세대를 위한 도시 내의 리조트시대를 연다고 공사를 재개하고 있다.


이렇듯 세월이 변해도 금에서 석탄으로 석유로 지하철로 심지어 비트코인으로 이어지며 사람과 채굴의 역사는 돈과 꿈을 찾아서 우리 주변을 맴돈다.

 

8천만의 청지기 엄 길청 Money 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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