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훈 칼럼> 무예의 수련체계와 신체기법, 유합도 이광희 총재에게 묻다

조원익 기자 / 기사승인 : 2018-10-25 1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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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예에 있어서 수련자에게는 제일 중요한 수파리라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은 모든 수련체계를 하나하나 습득하고 익혀 자기 자신의 몸에 맞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스승과 제자 그리고 수련자가 갖추어야 할 수행의 덕목이다. 그래서 반드시 갈고 닦음의 수행기간이 필요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탐구하고자 무예의 수파리 수련체계에 대해 유합도 이광희 총재를 만나 들어보았다.

 

 

 

 송박사님도 아시다시피 올바르게 알고 단련해야 합니다. 본인이 일본에서 국내로 귀국한지도 벌써 십년이 넘었습니다. 국내 무술계, 그중에서도 합기계열(合氣系列)의 연무(演武)를 보고 너무나 실망이 컸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몸동작에서 합기의 깊이를 전혀 느낄 수가 없고 보여주기 식의 화려함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차고 구르고 점프를 하는데 포커스를 맞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기 혹은 서커스를 보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기술들은 실제로는 전혀 쓰일 수 없는 기술들뿐이었습니다. 무술을 취미 혹은 건강증진을 위해 하기도 하지만 원래 무예 본연의 목적은 인마살상용으로 전시(戰時)에 내가 살고자 단련하며 습득하는 것이 무예였습니다. 요즘은 불과 삼년 전보다 흉악 범죄가 4.5배나 증가 했고 심지어는 한 낮에도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거나 중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매스컴에 보도 되고 있습니다.

 

 만약 실제 위험한 상황에 처해진다면 지금 국내에서 행하는 합기기법으로는 크나큰 피해를 보며 그 위험에서 벗어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원리를 제대로 알고 몸의 중심이동과 상대와 나와의 간합 그리고 중심축을 굳건히 해야 하는데 국내 합기도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냥 순서만 외워서 따라하는 것은 국민체조나 별반 다르지 않으며 건강에는 좋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술로써의 가치는 제로에 가깝습니다. 또한 많은 국내 합기계열 지도자분들이 동작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총재님 아떼미(当身)나 요꼬멘우찌(橫面 打ち) 신체기법은 무엇인지요!

 송박사님도 아시다시피 아떼미(当身)나 요꼬멘우찌(橫面 打ち)기법은 타격이 아닙니다. 합기계열의 무술은 그 동작의 움직임이 검의 움직임과 같습니다. 즉 손에 검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같은 동작이며 내려 베는 동작에서 맨손기술로 이어져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지 상대를 가격하거나 펀칭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러한 동작들을 당수(唐手)로 내려치거나 복싱의 주먹쓰기와 비슷한 동작 즉 타격으로 알고 있는데 아주 잘 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기는가 하면 합기계열의 움직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고 검술의 임직임이 어떻게 체술로 이어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합기도(Hapkido)는 당수도(唐手道)의 발차기를 가미 하면서 체술의 근본적인 기술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버린 것인데 당시에는 그러한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오늘 날까지 이루고 있습니다.

 

 이총재님 정통합기도에서 발차기가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정통합기도에서 발차기가 없는 이유는 중심이 위로 뜨게 되고 내 중심이 뜨고 불안전 하면 상대의 중심을 뺏을 수 없을뿐더러 힘에 의존하게 되어 버립니다. 그리하여 정통합기도에서 발차기를 지양(止揚)합니다. 한국 합기도(Hapkido)는 위에서 말한 발차기를 가미해서 새로운 무술로 태어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원형을 훼손시켜서 체술의 본질이 사라졌습니다.

음식도 궁합이 맞는 음식이 있듯이 무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유도나 브라질리언 주짓수에 발차기를 가미 한다면 본연의 성질이 퇴색되고 이상한 무술이 될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것까지 생각을 미처 못한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신과 기법 체득하는 것과 무슨 차이점이 있나요!

 합기계열에 무도(武道)가 오랜 기간의 숙련(熟練)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케(受け)에 있습니다. 스승의 기술을 받으면서, 부딪히는 과정에서 미세한 힘의 전달과 또는 아주 작은 손이나 발의 각도까지 받으면서 느껴야 합니다.

처음부터 합기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좋아 하지 않습니다. 너무 빨리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의 국민성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단시간에 배우고 뭔가를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결코 단시간에는 불가능 하며 특히 오묘한 합기의 기술을 짧은 시간에 터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간혹 일본에서 합기계열에 무도를 배웠다며 세미나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작  일년 남짓 배워서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숙련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남을 가르치고 올바르지 않게 전파한다는 것은 아주 큰 잘못입니다. 그렇게 해서 제대로 올바르게 전수될 수 없습니다. 또한 시테(仕手)만 배워서 즉 기술만 몇 가지 죽어라 반복해서 배워온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랜 기간 땀 흘려 스승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보고 배우고 몸으로 직접 느껴서 기술을 완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본인 수년간 수련했을 때 경험은 빨리 가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올바르게 가야합니다. 이상입니다.

 

 이총재가 말한 것처럼 무예의 전승체계의 수파리 과정을 하나하나 습득하고 모든 것을 자기화 하려면 반드시 절차탁마하는 마음가짐으로 수련을 해야 비로소 최고의 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초기의 무사 미야모도 무사시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터득 후에 다른 과정으로 들어갈 때 새로운 입신경지에 들어간다. 모든 기법에서는 만리일공의 경지는 없다. 다만 기초부터 다시 반복했을 때 새로운 만리일공이 발생되기에 초심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라는 그의 말이 생각나는 무엇일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송일훈 박사(동아시아 무예전쟁사·문화교류정책 평론가)
전)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전) 용인대학교 무도연구소 연구교수
현) 용인대학교 무도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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