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물은 ‘자원’이 아니라 ‘국가 생존 시스템’이다

국용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9 09: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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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위기 시대, 물 정책은 ‘시설’이 아니라 ‘운영구조’다 —

▲추태호/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대한토목학회 탄소중립위원장

 

기후 위기 시대에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세 가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 경제의 연속성, 그리고 사회적 신뢰다. 물은 이 세 가지의 가장 아래에서 모든 것을 떠받치는 ‘국가 생존 시스템’이다.

 

우리는 물을 흔히 ‘자원’이라 부른다. 그러나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다. 비가 오면 도시는 안전해야 하고, 가뭄이 오면 농업과 산업이 멈추지 않아야 하며, 강은 생태와 취수의 안전을 지켜야 하고, 하구는 염수와 정체로부터 도시를 보호해야 한다. 이 모든 기능이 동시에 흔들릴 때, 국가는 곧바로 불안정해진다.

 

문제는 자연현상 그 자체가 아니다. 같은 유형의 피해가 매년 반복된다면, 그것은 ‘날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운영구조가 그 변동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물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이미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강우는 산지와 도시를 지나며 일부는 지표수로 흐르고, 일부는 지하수로 스며든다. 그 물은 다시 하천과 바다로 연결되고, 바다는 증발을 통해 구름을 만들며, 비는 또다시 국토로 돌아온다. 지표수·지하수·하구·해양은 분리된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 체계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은 여전히 쪼개져 있다. 침수는 배수시설로, 가뭄은 관정과 저수로, 수질은 처리시설로, 하구는 별도의 관리 대상으로 다룬다. 각각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접근만으로는 반복을 끊기 어렵다. 문제의 뿌리는 ‘시설의 부족’이 아니라, 물이 머물고, 스며들고, 흘러가며, 정화되는 국토의 운영 방식에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 잠기는 이유는 ‘비가 많이 와서’만이 아니다. 물이 잠시 머물 공간을 잃었기 때문이다. 불투수면이 늘고 지하 공간이 확장되는 동안, 물은 더 빠르게 한 곳으로 몰린다. 어느 순간, 배수·하천·지하가 동시에 한계를 드러낸다.

 

강이 병드는 이유도 ‘수온이 올라서’만이 아니다. 상류의 오염, 중류의 생활 영향, 하류의 체류와 하구의 정체가 하나의 연쇄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지점만 손 봐서는 전체가 바뀌지 않는다. 

 

지하수와 하구가 흔들리는 이유 역시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지하수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누적되고, 하구는 하천과 해양의 경계에 놓여 정책의 사각이 되기 쉽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은 행정의 경계 밖에 있지 않다.

 

그래서 이제 물 정책의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시설을 더 짓자”가 아니라, “국가의 물 관리 운영구조가 이 반복을 끊도록 설계되어 있는가”다.

 

이 관점에서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위원회는 계획을 모아 심의하는 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물 순환 전체를 하나로 보고, 유역·도시·하구·재난을 연결해 국가의 물 관리 운영구조를 설계하는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매년 되풀이되는 침수와 녹조, 가뭄과 염수의 악순환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물은 더 이상 단순히 “관리하는 대상”이 아니다. 물은 이 나라가 기후 위기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국가의 기반이다. 그리고 그 기반은, 이제 설계되어야 한다.

 

2회 글에서는 국민이 실제로 겪는 물의 고통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떤 경로로 확대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 본 글은 특정 정권·정당·기관·개인 또는 개별 사업을 비판하거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 시대에 대한민국의 물 관리 체계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공공정책적 제언이다. 모든 내용은 국민의 안전과 공익을 위한 학문적·정책적 논의이며, 어떠한 민·형사상 판단이나 특정 이해 관계자에 대한 평가를 의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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